

1986년, IBM 취리히 연구소.
요하네스 게오르그 베드노르츠와 칼 알렉스 뮐러는 세라믹 물질인 란탄 바륨 구리 산화물에서 35K — 영하 238도 — 에서 초전도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전까지 알려진 초전도의 최고 온도는 약 23K였습니다. 35K는 큰 도약이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물질이 세라믹 — 산화물 —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BCS 이론은 금속에서 초전도를 설명했습니다. 세라믹에서 초전도가 일어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이 발견이 고온 초전도 연구의 폭발적 시작이었습니다.
📜 파트 1. 초전도의 역사 — 금속에서 세라믹으로
초전도의 역사는 1911년 헤이케 카메를링 오너스의 발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수은이 4.2K에서 전기 저항을 완전히 잃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후 수십 년에 걸쳐 다양한 금속과 합금에서 초전도가 발견되었습니다. 납은 7.2K, 나이오뷰는 9.2K, 바나듐이 넣은 규소 합금 V₃Si는 17K, 나이오뷰-게르마늄 합금 Nb₃Ge는 23K에서 초전도가 됩니다.
이 임계 온도들은 기술적으로 도달 가능한 온도였지만, 실용적으로는 제약이 많았습니다. 액체 헬륨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액체 헬륨의 끓는 점이 약 4.2K입니다. 헬륨은 매우 희귀하고 비싸며 다루기 어렵습니다.
BCS 이론은 1957년 이 초전도 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했습니다. 전자들이 격자 진동을 매개로 쿠퍼 쌍을 이루고, 이 쌍들이 집단적으로 하나의 양자 상태를 이루어 저항 없이 흐른다는 것입니다.
BCS 이론은 또한 임계 온도의 상한을 예측하는 것으로 해석되었습니다. 격자 진동을 매개로 하는 인력의 강도에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임계 온도도 약 30~40K 수준이 한계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드노르츠와 뮐러의 발견이 나왔습니다.
📜 파트 2. 칼 알렉스 뮐러 — 페로브스카이트의 전문가
칼 알렉스 뮐러는 1927년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났습니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IBM 취리히 연구소에서 오랫동안 연구했습니다.
뮐러는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가진 산화물 재료 전문가였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ABO₃ 형태의 결정 구조로, A와 B가 금속 원소인 산화물입니다. 이 구조의 재료들은 강유전체, 압전체, 거대 자기저항 등 다양한 흥미로운 성질을 보입니다.
뮐러는 이 페로브스카이트 계열 산화물에서 초전도가 가능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갖게 되었습니다. 통상적인 BCS 메커니즘이 아닌, 야한-텔러 효과를 통한 전자-격자 상호작용이 초전도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야한-텔러 효과는 고도로 대칭적인 분자나 결정에서 대칭이 낮아지는 방향으로 자발적으로 변형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물리학계의 통설과 다른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물리학자들은 산화물 세라믹에서 초전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 파트 3. 요하네스 게오르그 베드노르츠 — 젊은 실험가
요하네스 게오르그 베드노르츠는 1950년 독일 노이엔키르헨에서 태어났습니다. 뮌스터 대학교에서 결정학을 공부하고,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박사 과정 중에 IBM 취리히 연구소의 뮐러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뮐러는 베드노르츠에게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에서 초전도를 탐색하는 연구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베드노르츠는 실험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1983년부터 두 사람은 다양한 구리 산화물계 페로브스카이트를 합성하고 초전도 성질을 측정하는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초전도 탐색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수백 가지 조성을 시도해야 했고, 각각 합성하고 측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게다가 이 연구가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동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산화물에서 초전도를 찾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1986년 1월, 베드노르츠와 뮐러는 란탄-바륨-구리-산소 계열 재료에서 30K 부근에서 전기 저항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초전도일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더 정밀한 측정을 통해 35K에서 초전도 전이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들은 이 결과를 1986년 4월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논문 제목에 초전도라는 단어 대신 가능성 있는 고온 초전도라는 신중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자신들도 반신반의했기 때문입니다.
📜 파트 4. 고온 초전도의 폭발 — 1987년
베드노르츠와 뮐러의 논문은 처음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세라믹 초전도?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러나 1986년 말, 일본 동경 대학교의 기타자와 팀이 같은 재료에서 초전도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곧 전 세계 여러 팀들이 확인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1987년 초,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폴 추이와 마오쿤 우의 팀이 이트리움-바륨-구리 산화물에서 93K에서 초전도를 발견했습니다. 77K는 액체 질소의 끓는 점입니다. 93K는 그것보다 높습니다. 즉, 액체 질소만으로 냉각해도 초전도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혁명적이었습니다. 액체 헬륨은 리터당 몇 달러에서 수십 달러이지만, 액체 질소는 리터당 몇 십 원에서 수백 원 수준입니다. 훨씬 저렴하고 다루기 쉽습니다.
1987년 3월, 뉴욕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 회의에서 고온 초전도 세션이 열렸습니다.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자정까지 계속된 이 세션은 물리학사에 기록되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물리학자들이 새로운 결과들을 쏟아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우드스톡 오브 피직스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1987년 한 해에만 수천 편의 고온 초전도 관련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폭발적인 연구 열기는 과학사에서 드문 현상이었습니다.
📜 파트 5. 고온 초전도의 현황과 미스터리
고온 초전도 발견 이후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습니다.
BCS 이론의 쿠퍼 쌍 형성과는 다른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첫째, 임계 온도가 BCS 이론의 예측 범위를 훨씬 넘습니다. 둘째, 재료가 금속이 아닌 세라믹 산화물입니다. 셋째, 쌍 형성의 방향성이 다릅니다. BCS의 쿠퍼 쌍은 등방적이지만, 고온 초전도의 쌍은 d파 대칭을 가집니다.
고온 초전도체의 상 도표는 매우 복잡합니다. 순수 모 화합물은 반강자성 모트 절연체입니다. 여기에 도핑을 하면 상이 다양하게 변합니다. 스트레인지 금속, 의유사갭 상, 초전도 상 등 다양한 상들이 나타납니다. 이 복잡한 상 도표가 고온 초전도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핵심입니다.
필립 앤더슨이 제안한 공명 원자가 결합 이론, 스핀 요동 매개 쌍 형성 이론, 위상 플럭튜에이션 이론 등 다양한 이론들이 제안되었지만, 어느 것도 완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3년 한국계 물리학자 권순기 팀이 LK-99라는 물질에서 상온 상압 초전도를 주장했습니다. 전 세계 연구자들이 재현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관찰된 현상은 초전도가 아닌 자성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상온 상압 초전도는 물리학의 성배 중 하나입니다. 실현되면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 전송, 혁명적 자기 부상 교통, 강력한 컴퓨팅이 가능해집니다. 그 꿈은 아직 현실이 아니지만, 연구는 계속됩니다.
📜 파트 6. 1987년 노벨상과 고온 초전도의 응용
1987년 노벨 물리학상은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공동으로 받았습니다.
수상 이유는 세라믹 재료에서의 초전도 발견에 관한 획기적 돌파구에 대하여.
발견 1년 만에 노벨상을 받은 것은 역사상 가장 빠른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이 발견의 중요성이 즉각적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뮐러는 2023년 95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베드노르츠는 현재도 IBM 취리히 연구소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온 초전도의 응용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의료용 MRI 자석에 이트리움-바륨-구리 산화물 같은 고온 초전도 재료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액체 질소로 냉각하기 때문에 운영 비용이 크게 낮아집니다.
전력 케이블에도 고온 초전도가 적용됩니다. 초전도 케이블은 손실 없이 전기를 전달하므로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에서 실증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전기 모터와 발전기에도 고온 초전도 전자석을 사용하면 같은 출력에 더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선박, 풍력 발전기, 전기차 등에 응용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세라믹이라는 생뚱맞은 재료에서 초전도를 찾겠다는 뮐러의 직관과 베드노르츠의 실험 능력이 결합해서 나온 발견. 그것이 에너지 기술의 미래를 바꾸고 있습니다.
📜 파트 7. 고온 초전도의 실용화 현황
고온 초전도 발견 후 30여 년이 지나면서 실용화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습니다. 이트리움-바륨-구리 산화물 YBCO 테이프가 MRI 자석에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저온 초전도 자석보다 훨씬 높은 자기장을 만들 수 있어, 더 선명한 MRI 이미지가 가능합니다. 또한 냉각 시스템이 간소화되어 유지 비용이 낮아집니다.
전력 분야에서 고온 초전도 케이블이 일부 도시에 설치되었습니다. 같은 부피에 기존 케이블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전달할 수 있어 도시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유용합니다. 한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초전도 케이블을 실제 전력망에 연결하는 실증 사업을 수행했습니다.
풍력 발전기에도 고온 초전도가 적용됩니다. 초전도 전자석을 사용하면 발전기를 더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해상 풍력 터빈에서 경량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 응용이 특히 유망합니다.
핵융합 분야에서 고온 초전도가 게임 체인저입니다.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가 개발한 REBCO 고온 초전도 자석이 20테슬라의 강한 자기장을 소형 장치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것이 소형 핵융합 반응로 SPARC 개발의 핵심입니다. 2030년대 초 핵융합 발전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세라믹에서 초전도를 발견했던 1986년. 그 발견이 에너지 기술 혁명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 파트 8. 초전도 이론의 미스터리 —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
고온 초전도체가 발견된 지 40년이 가까워지지만, 그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이론물리학에서 가장 유명한 미해결 문제 중 하나입니다. 수천 명의 물리학자들이 수십 년간 연구했지만 결론이 없습니다.
문제의 어려움은 이것이 강한 상관 관계를 가진 다체 문제라는 것입니다. 고온 초전도체에서 전자들은 서로 강하게 상호작용합니다. 기존 이론들이 주로 약한 상호작용을 가정하는 데 반해, 강한 상호작용에서는 수학이 훨씬 복잡해집니다.
BCS 이론에서 쿠퍼 쌍은 s파 대칭이지만, 고온 초전도체에서는 d파 대칭의 쌍이 형성됩니다. 이것은 다른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추 상태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습니다. 앤더슨의 공명 원자가 결합, 스핀 요동 매개 이론, 위상 요동 이론, 다층 밴드 모형 등 다양한 제안들이 있지만 어느 것도 모든 실험 결과를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양자 컴퓨터를 이용한 새로운 접근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강한 상관 관계를 가진 다체 문제를 양자 시뮬레이션으로 풀려는 것입니다. 허버드 모형이나 t-J 모형 같은 고온 초전도의 단순화 모형을 양자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면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열어놓은 문. 그 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 완전히 보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물리학을 계속 흥미롭게 만듭니다.
📜 파트 9. 고온 초전도와 에너지 혁명
고온 초전도의 실용화가 에너지 분야에서 중요한 혁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전력망의 손실 제거. 현재 전 세계 전력망에서 전송 손실은 약 8~15%에 달합니다. 초전도 케이블로 이 손실을 없애면 새로운 발전소를 짓지 않고도 같은 양의 전력을 더 많은 곳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서울, 뉴욕,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를 고온 초전도 케이블로 교체하는 사업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저장. 초전도 자기 에너지 저장 SMES 시스템은 초전도 코일에 전류를 흘려서 에너지를 자기장 형태로 저장합니다. 배터리보다 충방전이 훨씬 빠르고 효율이 높습니다. 전력 품질 관리와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출력 안정화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전도 발전기. 풍력 발전기의 발전기 부분에 초전도 코일을 사용하면 크기와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해상 풍력 발전에서 이 경량화가 중요합니다. 덴마크, 독일 등에서 고온 초전도 발전기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1986년 발견한 것이 단순히 새로운 물질의 발견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에너지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발견이었습니다. 그 발견의 잠재력이 수십 년에 걸쳐 천천히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상온 초전도의 꿈. 언젠가 상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가 발견된다면, 에너지 혁명은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일어날 것입니다. 그 꿈을 향해 전 세계 연구자들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 파트 10. 페로브스카이트의 세계 — 뮐러의 재료가 가져온 혁명
뮐러가 연구하던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재료들이 오늘날 에너지 기술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연구한 것과 같은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유기-무기 혼합 재료가 태양전지 재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09년 처음 개발된 이후 효율이 빠르게 향상되어 현재 상업용 실리콘 태양전지에 필적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장점은 저렴한 제조 비용입니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고온 공정이 필요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는 용액 공정으로 저온에서 제조할 수 있습니다.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과제는 내구성입니다. 수분과 산소에 약하고 납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서 환경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페로브스카이트와 실리콘을 결합한 탠덤 태양전지는 단독보다 높은 효율을 가져서 상용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강유전체와 압전체.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강유전체 BaTiO₃는 스마트폰의 발진기, 초음파 탐지기, 압전 액추에이터에 사용됩니다. 뮐러가 연구하던 바로 그 재료들입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초전도를 탐색하며 연구하던 페로브스카이트 재료들. 그것이 고온 초전도만이 아니라 태양전지, 압전 소자, 강유전체 메모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 기술의 핵심 재료가 되었습니다.
📜 파트 11. 고온 초전도체 40년 — 무엇을 배웠는가
1986년 이후 40년 가까운 연구가 고온 초전도에 대해 무엇을 가르쳐 주었는가.
확립된 사실들. 구리산화물 고온 초전도체에서는 d파 대칭의 쿠퍼 쌍이 형성됩니다. 전하 밀도파, 스핀 밀도파, 위상 분리 등 다양한 경쟁 질서가 초전도와 공존합니다. 도핑 수준에 따라 다양한 상이 나타나는 상 도표가 있습니다. 이것들은 거의 확실하게 알려진 사실들입니다.
아직 불명확한 것들. 무엇이 쿠퍼 쌍 형성을 이끄는지가 아직 논쟁 중입니다. 의유사갭이라는 불가사의한 상태가 초전도와 어떤 관계인지 불명확합니다. 임계 온도를 높이는 방법이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고온 초전도체들. 구리산화물 이외에도 다양한 고온 초전도체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철기반 초전도체가 2008년 발견되었습니다. 수소화합물이 고압에서 200K 이상의 임계 온도를 보입니다. 2023년에는 상온에 가까운 조건에서 초전도 주장이 있었지만 재현이 실패했습니다.
계산 물질 설계. 인공지능과 고성능 컴퓨팅을 이용해서 이론적으로 더 높은 임계 온도의 초전도체를 예측하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수백만 가지 가능한 화합물 중에서 초전도 후보를 선별하는 것입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열어준 문. 40년 후에도 그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완전히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탐구 자체가 물리학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 파트 12. 초전도의 새로운 가능성 — 수소화합물과 그 너머
최근 고압 수소화합물에서 놀라운 초전도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수소화합물의 초전도. 2015년 황화수소 H₂S가 초고압에서 203K에서 초전도가 된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란탄 수화물 LaH₁₀이 약 250K에서, 탄소-황-수소 화합물이 약 290K — 섭씨 15도 — 에서 초전도가 된다는 보고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실험들은 수백만 기압의 극도로 높은 압력을 필요로 합니다.
BCS 이론과의 연결. 흥미롭게도 이 수소화합물 초전도는 고온이지만 메커니즘은 BCS 이론으로 설명됩니다. 수소가 매우 가볍기 때문에 격자 진동 주파수가 높고, 따라서 전자-격자 결합이 높은 임계 온도를 가능하게 합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의 세라믹 초전도와는 다른 메커니즘입니다.
상온 상압의 꿈. 수소화합물 초전도는 상온에 가까운 온도에서 작동하지만 극도의 고압이 필요합니다. 이 압력 없이도 상온에서 초전도가 가능한 재료를 찾는 것이 현재 가장 뜨거운 연구 주제입니다.
계산 물질 과학.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초전도체 후보 물질을 이론적으로 예측하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직관과 체계적 실험으로 이룬 것을, 이제는 계산이 가이드하는 방식으로 더 빠르게 탐색합니다. 1986년의 발견 정신을 계승하면서 방법론은 혁신되고 있습니다.
📜 파트 13. IBM 취리히 연구소의 전통
베드노르츠와 뮐러의 발견이 이루어진 IBM 취리히 연구소는 20세기 후반 물리학의 성지 중 하나였습니다.
기업 기초 연구의 전통. IBM 취리히 연구소는 기업 연구소임에도 불구하고 기초 연구를 장려했습니다. 이 연구소에서 1986년 비니히와 로러의 STM, 1987년 베드노르츠와 뮐러의 고온 초전도로 연속으로 노벨상이 나왔습니다. 기업의 기초 연구 투자가 어떤 결실을 맺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사례입니다.
연구 문화. 뮐러가 젊은 베드노르츠와 협력해서 당시의 통설에 반하는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유로운 연구 문화 덕분이었습니다. 단기적 성과보다 깊은 탐구를 허용하는 연구 환경이었습니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 ETH와의 연결. 비니히, 로러, 베드노르츠, 뮐러 모두 취리히 지역의 강한 물리학 연구 전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ETH에서 공부했습니다. 취리히는 물리학의 역사에서 특별한 장소입니다.
현재의 IBM 연구. IBM 취리히를 비롯한 IBM 연구소들이 지금은 양자 컴퓨팅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50큐비트 이상의 초전도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합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발견한 초전도가 이제 IBM의 양자 컴퓨터에 사용됩니다.
📜 파트 7. TMI — 베드노르츠와 뮐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고온 초전도 논문을 발표했을 때, 논문 제목에 신중하게 초전도라는 단어 대신 가능성 있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것은 결과에 대한 확신이 아직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학적 정직성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결론이 확실하지 않을 때 과장하지 않는 것이 좋은 과학자의 덕목입니다.
1987년 뉴욕의 미국물리학회 회의 고온 초전도 세션은 나중에 물리학의 우드스톡이라고 불렸습니다. 밤새 이어진 발표와 토론. 그 열기는 물리학계에서 매우 드문 일이었습니다.
뮐러는 IBM의 연구소에서 발견을 이루었지만, IBM은 이것을 즉각 특허로 만들려 하지 않았습니다. 기초 물리학 발견이 특허로 보호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고온 초전도 재료들은 전 세계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고, 이것이 폭발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베드노르츠는 노벨상을 받은 후에도 IBM 취리히 연구소에서 계속 연구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초전도 재료를 탐색하는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고온 초전도의 메커니즘은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습니다.
고온 초전도 발견은 노벨상 역사에서 발견 1년 만에 수상한 매우 빠른 사례입니다. 위원회가 이 발견의 중요성을 즉각적으로 인식했다는 것입니다.
📜 파트 8. 실온 초전도의 꿈 — 아직 끝나지 않은 탐색
베드노르츠와 뮐러의 발견 이후 고온 초전도 임계 온도를 높이려는 경쟁이 계속되었습니다.
임계 온도의 발전. 1986년 35K에서 시작된 고온 초전도 경쟁은 빠르게 진전했습니다. 1987년 93K, 이후 수은-바륨-구리 산화물에서 134K까지 올라갔습니다. 상압에서는 아직 실온 초전도가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수소화물 초전도체. 2015년 이후 수소화물 계열에서 고압 조건에서 매우 높은 임계 온도를 보이는 초전도체들이 발견되었습니다. 황화수소 합성물에서 203K, 란탄 수소화물에서 250K 이상의 임계 온도가 보고되었습니다. 이 실험들은 수백만 기압의 극고압 조건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상온 상압 초전도의 꿈. 상온에서, 일반적인 압력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가 실현되면 에너지 기술에 혁명이 일어납니다. 송전선에서의 에너지 손실이 사라지고, 강력한 자기 부상 열차가 실용화됩니다.
기초 물리학 연구. 고온 초전도의 메커니즘 해명은 여전히 응집물질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미해결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이것을 이해하면 새로운 초전도체 설계의 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뮐러의 직관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재료에서 돌파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고온 초전도의 발견은 물리학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실험 중 하나였습니다. 기존의 믿음과 경계를 넘어서, 예상치 못한 재료에서 초전도를 찾아낸 것입니다. 그 발견이 40년 동안 수천 명의 물리학자들을 움직이게 했고, 에너지 기술의 미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의 용기 있는 탐구가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