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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_New Novel/315_[NEW] 노벨생리의학상

[1938 노벨생리의학상] 코르네유 헤이만스 : 목 안의 보이지 않는 감시자 — 호흡과 혈압의 자동 조절

by 어셈블러 2026.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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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쉬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우리는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숨 쉬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운동을 할 때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우리의 폐는 멈추지 않는다. 혈압은 서 있을 때와 누워 있을 때, 안정 시와 운동 시에 자동으로 조절된다. 이 모든 정교한 자동 조절의 비밀이 목 안의 아주 작은 기관 안에 숨어 있었다.

1938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이 비밀을 밝혀낸 벨기에의 생리학자 코르네유 헤이만스에게 수여되었다. 그는 경동맥동과 대동맥궁에 위치한 특수 수용체들이 혈액의 화학적 성분과 압력 변화를 감지하여 호흡과 혈압을 자동으로 조절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것은 우리 몸이 외부 환경의 변화에 관계없이 내부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즉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는 핵심 메커니즘이었다.


 

🕰️ 자율신경계의 비밀을 찾아 나선 시대

 

20세기 초 의학은 여전히 많은 미스터리를 품고 있었다. 심장은 왜 규칙적으로 뛰는가? 우리가 운동을 시작하면 왜 자동으로 심박수와 호흡이 빨라지는가? 고지대에 올라가면 왜 호흡이 가빠지는가? 이 질문들은 당시 생리학자들의 핵심 연구 과제였다.

자율신경계, 즉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내장 기관을 조절하는 신경계의 존재는 이미 알려져 있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심장, 혈관, 폐 등 내장 기관을 조절한다는 것도 파악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신경계가 어떤 신호를 받아 작동하는지, 즉 호흡과 혈압을 변화시키는 원인 정보가 어떻게 감지되어 뇌에 전달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했다.

특히 혈액 속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가 어떻게 호흡 조절로 이어지는지가 핵심 의문이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산소를 더 많이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만들어낸다. 이것을 누가 감지하여 뇌에 알리고, 뇌는 어떻게 호흡 근육에 더 빨리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내는가?

코르네유 헤이만스가 이 수수께끼를 풀었다. 그리고 그 답은 놀랍도록 정교했다.


 

🖊️ 아버지의 발자국을 넘어선 탐구자

 

코르네유 요한 프랑수아 헤이만스는 1892년 3월 28일 벨기에 헨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장-프랑수아 헤이만스는 헨트 대학교의 약리학 교수이자 뛰어난 생리학자였다. 아버지의 연구실은 어린 코르네유에게 놀이터이자 학교였다. 시험관과 현미경이 가득한 공간에서 자란 그는 자연스럽게 과학적 탐구 정신을 체득했다.

1920년 헨트 대학교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코르네유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파리, 로잔, 비엔나, 런던, 케임브리지, 그리고 미국 클리블랜드 등 당시 최고 수준의 연구 기관들을 순례하며 최신 연구 방법론을 익혔다. 이 광범위한 국제 연구 경험은 그에게 다양한 시각과 최첨단 기술을 제공했다.

1922년, 부친이 은퇴하면서 코르네유는 헨트 대학교의 약리학 교수직을 이어받았다.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었지만, 그는 단순한 계승자가 아니었다. 그는 아버지가 시작했던 혈액 순환 조절에 관한 연구를 이어받아 더 깊이 파고들었다.

그의 연구 방법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다. 그는 교차 순환(cross-circulation)이라는 기법을 사용했다. 이것은 두 개의 살아있는 동물 사이에 혈액 순환 경로를 인위적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한 동물의 특정 부위를 다른 동물의 혈액 순환에 노출시킴으로써, 특정 부위의 혈액 성분 변화가 다른 동물의 생체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이 기법을 통해 그는 경동맥동과 대동맥궁에 위치한 특수 수용체들의 역할을 결정적으로 증명했다.


 

🔬 목 안의 작은 감시자들 : 화학수용체와 압력수용체

 

코르네유 헤이만스의 핵심 발견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화학수용체의 발견이었다.

경동맥 분기점 근처에는 경동맥소체(carotid body)라는 작은 조직이 있고, 대동맥 가장자리에는 대동맥소체(aortic body)가 있다. 헤이만스는 교차 순환 실험을 통해 이 소체들이 혈액의 화학적 성분, 특히 산소 농도, 이산화탄소 농도, pH 변화를 감지하는 화학수용체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실험의 핵심은 다음과 같았다. 한 개의 동물(A)의 경동맥소체 부위에 다른 동물(B)의 혈액을 공급하는 교차 순환을 만들었다. 이때 A의 경동맥소체로 들어가는 B의 혈액의 산소 농도를 낮추면(저산소증 유발), A의 호흡이 빨라졌다. 반면 A 자신의 뇌로 가는 혈액의 산소 농도는 변화가 없었는데도 A의 호흡이 변한 것이다.

이것은 결정적인 증거였다. A의 경동맥소체가 B의 혈액 성분 변화를 감지하여 A의 뇌에 신호를 보냈고, A의 뇌가 그 신호에 따라 호흡을 조절한 것이었다. 경동맥소체는 독립적인 화학 감지 기관으로서 뇌와 무관하게 혈액의 화학적 성분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경동맥소체는 글로소파링게알 신경(설인신경)을 통해 뇌의 호흡 중추로 신호를 보낸다. 뇌는 이 신호를 받아 횡격막과 늑간근을 더 자주, 더 깊이 수축시켜 호흡을 강화한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거나 혈액 pH가 떨어져도 같은 경로로 신호가 전달된다.

두 번째는 압력수용체의 역할 규명이었다.

헤이만스는 경동맥동(carotid sinus, 경동맥이 두 갈래로 나누어지는 부분의 약간 위쪽에 있는 팽대부)의 혈관 벽에 압력수용체(baroreceptor)가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 압력수용체들은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 즉 혈압의 변화를 감지한다.

혈압이 올라가면 혈관 벽이 늘어나고, 이를 감지한 압력수용체들은 미주신경(vagus nerve)과 설인신경을 통해 뇌의 혈관운동 중추(vasomotor center)로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뇌는 심장 박동을 늦추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방향으로 반응한다. 반대로 혈압이 떨어지면 압력수용체의 신호가 줄어들고, 뇌는 심박수를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린다.

이 반사 경로를 경동맥동 반사(carotid sinus reflex)라고 한다. 이것은 우리 몸이 혈압을 단기적으로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 중 하나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설 때 잠깐 어지러운 경험을 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중력에 의해 혈액이 다리 쪽으로 쏠리면서 뇌로 가는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때 발생한다. 건강한 사람에서는 경동맥동 반사가 즉시 작동하여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이 어지러움이 금방 사라진다.

헤이만스의 연구는 단순히 수용체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화학수용체와 압력수용체가 어떻게 뇌와 연결되어 완전한 반사 회로(reflex circuit)를 이루는지를 체계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혁명적이었다.


 

🎬 아버지와 아들, 과학의 대물림

 

코르네유 헤이만스의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의 아버지 장-프랑수아 헤이만스의 역할이다. 아버지는 경동맥동 자극이 심장과 혈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먼저 관찰하여 논문을 발표했다. 코르네유는 아버지의 관찰에서 출발하여, 그 현상의 정확한 메커니즘과 경동맥소체의 화학수용체 역할이라는 새로운 발견으로 이를 확장시켰다.

이처럼 과학 연구에서 부모와 자녀가 같은 주제를 이어받아 발전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아버지가 뿌린 씨앗을 아들이 키워 열매를 맺게 한 것이었다. 코르네유 헤이만스는 노벨상 수상 강연에서 아버지의 선구적인 기여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경동맥동의 혈압 조절 역할에 대해서는 독일의 하인리히 헤링(Heinrich Hering)이 이미 1920년대 초에 중요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러나 헤이만스의 업적은 헤링의 연구를 단순히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서, 교차 순환이라는 혁신적인 실험 방법론으로 화학수용체의 독립적인 존재를 명확히 증명하고, 화학수용체와 압력수용체가 함께 작동하는 전체 반사 시스템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달랐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헤이만스는 나치가 점령한 벨기에에서도 연구를 계속했다. 전쟁이 끝나고 1946년, 그는 헨트 대학교 총장이 되어 학교 재건에 힘을 쏟았다. 그는 1968년 75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후학 양성과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 마취실에서 중환자실까지, 헤이만스의 발견이 구하는 생명들

 

코르네유 헤이만스의 발견은 오늘날 임상 의학의 여러 분야에서 직접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마취학 분야에서의 기여가 가장 직접적이다. 수술 중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마취과 의사의 핵심 임무다. 마취는 환자의 자율 신경 반사를 방해하거나 변형시키기 때문에, 마취 상태에서의 혈압과 호흡 조절은 일반적인 상황과 다르게 작동한다. 마취과 의사들은 헤이만스의 발견을 바탕으로 이 변화를 이해하고, 환자의 산소 포화도와 혈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이상이 감지되면 즉각적으로 개입한다.

고혈압 치료에도 그의 연구는 핵심적인 기반이 된다. 고혈압 환자에서는 경동맥동 압력수용체의 민감도가 높은 혈압에 적응하여 둔감해지는 현상이 있다. 이른바 압력수용체 리셋(baroreflex reset)이다. 이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고혈압의 병태생리를 설명할 수 없다. 베타 차단제, 칼슘 채널 차단제 등 다양한 고혈압 약물들이 경동맥 반사 경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도 헤이만스의 연구를 토대로 이해된다.

최근에는 경동맥소체 자극(carotid body stimulation)을 이용한 치료법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난치성 고혈압이나 심부전 환자에서 경동맥소체의 과도한 활성이 병태생리에 기여한다는 연구가 있으며, 이를 조절하여 치료 효과를 얻으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동맥소체 절제(carotid body denervation)가 일부 환자에서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 연구들이 있다.

중환자 의학에서는 헤이만스의 발견이 매일 생명을 구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은 환자의 산소 포화도, 이산화탄소 분압, 혈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이 수치들이 변할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인공호흡기와 혈압 상승제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모두 헤이만스의 반사 메커니즘 연구에 기반한다.

등산이나 수중 다이빙 등 산소 환경이 변하는 활동에서의 안전 지침도 이 연구와 관련이 있다. 고도가 높아지면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 분압이 떨어진다. 경동맥소체가 이를 감지하여 호흡을 빠르게 하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과호흡이 되어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이 빠져나가 오히려 뇌 혈류가 감소할 수 있다. 고산병의 메커니즘과 예방책은 헤이만스의 발견 없이는 이해할 수 없다.


 

📝 보이지 않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코르네유 헤이만스가 발견한 경동맥소체와 대동맥소체는 크기가 쌀알 만큼도 되지 않는 작은 조직이다. 그러나 이 작은 조직들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혈액을 감시하며, 필요한 신호를 뇌에 보내고, 생명의 리듬을 유지한다.

우리가 평온히 잠을 자는 동안, 격렬하게 운동하는 동안, 높은 산에 오르는 동안, 이 작은 감시자들은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의식적인 노력 없이 우리의 몸이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은 이들의 끊임없는 모니터링 덕분이다.

헤이만스의 이야기는 또한 과학적 통찰이 얼마나 의외의 방향에서 나오는지를 보여준다. 아버지의 연구를 이어받아 더 깊이 파고든 아들, 두 동물의 혈액 순환을 교차시킨다는 대담한 실험 설계, 그리고 그 실험에서 얻어진 명확한 증거.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생명 유지의 핵심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것의 가치, 그것이 헤이만스의 경동맥소체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가장 깊은 교훈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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